치유의숲

숲에 다가오는 방법 세가지. 멀리서 바라보기, 가까이 가서 느껴보기, 그리고 만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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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저에게는 약간 이상적인 곳, 굉장히 평화스러운 곳이에요. 초자연적인 아름다움에 끌려서 이제는 한 18년째 제주에 살고 있습니다. 숲에 오실 때는 정말 가볍게 오시고요. 저희가 제안하는 숲에 다가오는 방법이 세 가지가 있어요. 멀리서 바라보기, 가까이 가서 느껴보기, 그리고 만져보기거든요. 사람하고도 같은 것 같아요. 사람하고 너무 붙어 있으면 숨 막히고 다 갑갑하게 느껴지지만, 조금 거리를 두고 보면 그 사람이 전체적으로 보이잖아요. 숲도 그렇거든요. 전체적으로 숲을 보면서 나의 감정의 선을 한번 바라보고 그리고 가까이 가서 만져보고, 나무의 향기도 맡아보고 할 때 내 안에서 느껴지는 또 다른 푸근함이 있거든요. 숲에 오면 발견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카름스테이도 마찬가지로 내 안의 것을 발견한다면 카름스테이의 여행객들은 최고의 선물을 받아 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공간을 운영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야기가 있나요? 어떤 꿈을 가지고 시작하셨는지 궁금해요.

서귀포 치유의 숲은 제주도 남쪽 한라산 자락에 있는 아주 아름답고 기품 있는 숲입니다. 굉장히 경이로운 풍경들이, 경관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경이롭다’는 것은 나무들이 그렇게 살고 있어서의 풍경도 있겠죠. 과거에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고 그 흔적들을 더듬으면서 옛 선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서 저는 ‘경이롭다’라는 표현을 쓰고 있고요. <2017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저희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생명상, 큰 대상을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운영하시는 공간의 자랑거리나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여기 호근동이 풍수지리학적으로 굉장히 좋은 곳이래요. 풍수지리 공부하시는 분들이 이 호근동과 시오름 요쪽을 일부러 방문하시거든요. 그래서인지 여기 사시는 분들이 굉장히 어질고 되게 순하세요. 욕심 없으시고. 왜냐하면 여유가 있으시니까. 저희도, 호근동 원주민, 이주민, 그리고 다문화 가정 분들도 골고루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거든요.

이 마을의 가장 큰 매력과 특별한 점을 하나 말해주신다면요?

하효는 제주에서도 따뜻하기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남편과 달리 추위에 너무나도 약한 저에게는 아주 최적의 장소이지요. 제주 전역에 눈이 내려도 이곳 하효 만은 다른 세상인 것처럼 눈이 내리지 않는 날들도 많이 만날 수 있거든요.
그만큼 온화한 날씨를 가진 하효 마을은 날씨 덕분에 예부터 제주도 내에서도 귤농사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노란 귤이 주렁주렁 달린 풍경은 많이들 보셨겠지만, 귤꽃향기가 가득한 마을 길을 걷는 경험을 해보신 분들은 생각보다 적을거에요.
귤꽃이 피는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는 온 마을이 마치 향기가 나는 주머니에 쌓인듯 귤꽃 향기로 가득 찬답니다. 이시기에 여행을 오시는 분들이라면, 하효에 들러 가만히 숨을 쉬며,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경험을 꼭 해보셨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공간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제공하는 특별한 경험이나 서비스가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치유의 숲이라는 시설을 통해서 국민들의 건강한 삶에 향상을 주기 위해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거든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해서 어떤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코스를 개발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숲길 힐링 프로그램도 저희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프로그램입니다.

공간을 운영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느 관광지에서나, 어느 숲에서나 사람들이 바글바글하잖아요. 치유의 숲에는 오롯이 혼자 있을 수 있고 안전하게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있습니다. 누구의 간섭 없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시간들을 경험하고 나서 ‘아, 정말 치유되었다’, ‘또 오고 싶다’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만족도 조사를 할 때 거의 90%가 ‘재방문하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진행하는 활동이나 협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서귀포 치유의 숲이 자리 잡기까지 어렵고도, 하지만 가장 보람되고 보석 같은 일들이 있어요. 지역의 아주 소중한 사람, 그리고 문화를 어떻게 하면 치유의 숲 운영에 새겨 넣어서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 도움이 될까 고민했어요. 그 덕에 차롱 도시락도 만들어지고, 차롱을 만드시는 일자리도 만들어졌어요.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산림 치유 지도사라는 전문가가 운영을 해요. 하지만 이 숲을 속속들이, 촘촘하게 설명해 줄 수 있는 해설가 역할은 지역 주민들이 해 주시거든요. 그분들은 여기에서 태어나서 자라신 분들입니다. 한 예로, 해설사가 나의 어머니의 삶을 이야기하는데 그 어머니의 삶은 숲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해녀세요. 그런데 이 숲에서 해녀 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사람들이 감동을 하고 눈물을 흘리거든요. 그런 거는 산림 치유 지도사가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나무를 ‘이름’으로 가까이 다가서는 게 아니라 이 나무가 우리 삶에, 우리 문화에 어떻게 젖어 있었는지 주변 삶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분들은 바로 지역 주민이거든요. 그 고유성을 잃지는 않되 사람들한테 전달하기 좋은 표현력들을 갈고닦으셨어요. 그래서 어느 숲 해설가, 어느 산림 치유 지도사 못지않게 이곳에서 일하고 계시거든요. 지역 인적 자원과 문화 자원을 연계시킨 것이 큰 장점이자 고마움입니다.

공간 운영 중에 겪으신 어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끼는 보람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희 숲이 2016년도에 오픈을 하고 나서 굉장히 많은 방문객들이 있었는데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오다 보니 숲의 자연과 쉼을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 부족하고 ‘별다를 바 없구나’라고 인식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숲을 보존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고, 방문하신 분들이 얼마만큼 쉼과 숲의 위로를 받고 가실 수 있을까 고민한 덕에 저희가 쿼터제를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도부터 주중 300명, 주말 600명이라는 사전예약제를 통해서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었는데요. 그때 방문자가 하시는 말씀이 ‘아, 정말 치유되는 것 같다’ 그리고 ‘너무 많은 사람을 보지 않아서 좋다’였어요.

하루 중 우리 공간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등산복 대신 자연 소재의, 면 소재의 옷을 입고 치유의 숲을 걸을 때 숲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요. 충분히 이 자연과 호흡하고 내 온몸을 자연에 담그기 위해서는 바람막이 같은 걸로 나의 몸을 감싸는 것보다는 면 소재의 옷을 입고 가볍게 걸어보세요. 그리고 여러 겹의 옷을 입고 따뜻하게 또는 더우면 그 옷을 벗어서 시원하게 내가 스스로, 환경에 대한 변화를 내가 스스로 챙겨줄 수 있거든요. 치유의 숲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옷을 좀 더 여유 있게 입고 오고, 그리고 면 소재 옷, 걷기 편한 운동화를 챙겨보세요.

마을에 여행 오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숨은 명소가 있다면 어디인가요?

카름스테이에 참여하는 여행자는 정말 가볍게 왔으면 좋겠어요. 이곳에 오면 다 있거든요. 먹을 수 있고 그리고 아주 저렴하게 물건들도 구입할 수 있는 오일장도 있고요. 이곳에서 이틀을 머물든 10일을 머물든 한 달을 머물든, 머무는 동안에 각 지역의 카름스테이에서 머물 수 있는 공간에서도 벗어나서 여러 공간들과 연결할 수 있는 거리들이 많다는 것을 느껴보아요. 그럼으로써 나에게, 뜻밖의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카름스테이에서 머무는 자의 누림이라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