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오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나요? 그리하오는 우리다움을 담은 공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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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살다가 제주도의 정착지로 선택한 저지리에 부부의 생각과 취향을 담아 공간을 직접 설계하고 건축하여 만들었어요. 그리하오는 오시는 분들의 스테이 공간이자 공방 그리고 저희의 생활 베이스캠프입니다.
기존과 조금 다른 거주 방식을 제안하고, 그 공간에 머물러 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요. 오시는 분들에게 하나의 추억으로 남길 바라는 바람이 있습니다.

공간을 운영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야기가 있나요? 어떤 꿈을 가지고 시작하셨는지 궁금해요.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나요?” 에서 시작됐습니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여행자로 제주를 자주 다녔어요. 어느 날 문득 여행자에서 생활자의 시선으로 제주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들었던 생각과 질문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의 방식을 꿈꾸게 되었어요. “우리다움”을 담은 공간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계획에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공간을 만들고 구성을 갖추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저희처럼 꿈꾸는 다른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운영하시는 공간의 자랑거리나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여행의 목적은 다양한 사람만큼 다양합니다. 그중에 하나는 일상에서 벗어난 나를 위한 오롯한 휴식으로서의 여행이 있을 거에요. 또한, 여행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라고 생각됩니다.
저희 공간에는 머무는 잠잘곳와 체험하는 곳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머무는 잠잘곳는 온전한 휴식, 그 자체를 목적으로 도시의 일상과 소음에서 벗어나 제주 자연을 가까이에서 들여다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어디를 가야 하고 무엇을 먹어야 하는 강박에서 벗어나 머무는 시간 동안에는 무엇을 하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공간이 됩니다.
준비된 공방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에게 집중해보고 그 시간을 통해 내가 직접 만든 지속 가능한 결과물로 제주 여행에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가실 수 있습니다.

이 마을의 가장 큰 매력과 특별한 점을 하나 말해주신다면요?

제주에 많은 곳을 여행으로 방문하면서 느낀 것 중에 지역별, 마을별로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곳이 많았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중에 저지리 마을은 정착 전에 여행으로 저지오름 탐방으로 잠시 들려본 마을이었습니다. 특이하게 여행으로 제주 곳곳으로 다녔을 때와 다르게 이곳은 언젠가 와 본 익숙함이 있었고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후 여행자에서 생활자가 되어 제주에 머물기 위해 제주 동서남북 마을에서 지내보던 중 이곳 서쪽 중산간 저지리를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봐온 마을에서 떨어진 이곳을 만났을 때에는 여행 때 느꼈던 익숙함과 평온감보다 더 큰 좋은 느낌으로 원래 알았던 것처럼 저희 부부를 묘하게 정착하게 했어요.
이 마을에 머물러 보면 제주는 바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존재만으로 평온해지는 오름들이 주변에 있고, 사계절 푸른 귤밭과 광활한 곶자왈이 있으며 머릿속이 시원해지는 자연 그 자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답니다. 또 그 안에 생활하는 마을 분들을 만나며 시간을 나누다 보면 그 생활에서 안정감과 포근함까지 느끼게 되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그리고 저지예술인마을에서 예술 감성이 가득 한 미술관 투어와 건축 탐방까지 함께할 수 있습니다.

공간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제공하는 특별한 경험이나 서비스가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제주를 여행하다 보면 여행 일정이 일반화됩니다. 여행이 일상처럼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일반화된 여행은 지양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그리하오에서는 여행의 순간을 새롭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소규모 공방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화창한 날은 물론 비오는 날씨도 공방에서의 경험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 됩니다.
제주의 식당이나 카페가 영업시간이 짧아져 저녁 이후 시간이 무료할 때가 많습니다. 잠잘곳에 머무시는 여행객들에게는 저녁 시간에 원데이 클래스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프로그램은 생활조명:우드스탠드 만들기와 진짜 소리를 만드는 블루투스 우드 스피커 클래스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호스트와 함께 곶자왈 트레킹을 할 수 있습니다. 저지 곶자왈은 올레14-1 코스를 포함하고 있으며 사계절, 매시간 다른 매력을 가진 곳입니다. 낯선 숲길을 걷다 보면 불안은 사라지고, 숲 그 자체를 바라보고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호스트가 발견한 좋은 순간과 시간을 나눠요. 걷기를 좋아하시는 여행객과 함께 경험할 수 있게 합니다. 이곳에 자리를 잡은 이유 중 하나는 마을 안쪽이라 광해로부터 자유로워 별이 한가득 보여서에요. 별을 좋아하고 자연의 낭만을 추구하시는 분은 별과 달의 흐름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에요.

공간을 운영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공방을 운영하면서 만나는 개별 여행자분들이나 숙박과 같이 공방 프로그램을 이용하시는 분들과 종종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체험을 넘어 소통의 시간을 갖고자 공간을 만들었고 준비했기에 보람되는 순간이에요.

한 번은 우정 여행으로 방문하고 잠잘곳와 프로그램이 맘에 드셨는지 부모님께 예약해 드리고 환갑여행으로 부모님 두 분께서 오신 적이 있어요. 두 분께는 낯선 공간일 수 있을 텐데 새로운 공간에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도 많이 주시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꼭 해봐야 한다며 따님의 강력 추천으로 진행된 두 분과의 원데이 클래스가 생각이 납니다.
프로그램 진행되면서 점점 집중하시는 아버님과 직접 만드신 소품을 마음에 들어 하고 신기해하시는 어머님의 모습도 저희가 감동이고 보람되었지만, 무엇보다 젊은 부부가 연고 없는 곳에 내려와 빈 땅 위에 집과 공간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노고가 대견하다고까지 하셨던 분들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진행하는 활동이나 협력하는 부분이 있나요?

마을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과 귤 농장을 운영하시는 마을 분들과 안부 인사를 나누곤 합니다. 마을에 비교적 젊은 부부가 고군분투하면서 지내는 모습을 예쁘게 봐주셔서 농사지으신 채소와 귤 그리고 생활용품까지 전폭으로 지원해주십니다.
부부가 온전히 공간을 만들고 운영 및 구성 준비에 집중하다 보니 외부 활동이 적지만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이 있다면 적극 지지하고 동참하고자 합니다.

공간 운영 중에 겪으신 어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끼는 보람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면 길이 보인다고 합니다. 그 길의 결과물을 누군가 알아봐주고 우리가 만든 공간으로 찾아와 시간을 보내고 직접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놀람과 감탄하는 순간을 봤을 때 큰 보람이며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직접 찾아 준 분들에 대한 성의에 보답이라 생각합니다.

운영하고 있는 원데이클래스의 경우 기획부터 개발, 그리고 생산 및 프로그램 진행을 모두 이곳에서 준비합니다. 준비된 프로그램을 여행이나 거주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시게 알리고 운영하는 것이 어려움이자 하나의 숙제입니다.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못함에도 저희 잠잘곳와 프로그램을 찾아 방문해주시는 분들을 볼 때면 고마움이 크며 저희가 때로는 큰 보람의 보상을 받기도 합니다.

하루 중 우리 공간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몇 가지 순간이 있겠지만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할 때입니다. 도시의 소리가 아닌 새소리를 아침을 맞이할 때 유튜브 자연의 소리가 아니냐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4월에서 8월 사이에는 매년 새로운 제비들이 찾아와 둥지에서 양육하는 새끼들을 볼 수 도 있고 비행하는 경이로운 순간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하오는 마을 안쪽에 있고 주변이 숲으로 둘러싸여 자연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와 풍경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행 일정을 마치고 잠잘곳에 들어온 후 야외 공간과 호스트가 소소하게 가꾸는 작은 정원에서 한 잔의 맥주를 마시며 노을을 맞이하고 자연을 바라보는 그 순간 또한 공간에서 느끼는 아름다운 순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마을에 여행 오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숨은 명소가 있다면 어디인가요?

그리하오 뒷 쪽에 문도지오름으로 올라가는 숲길이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 이 오름이 많은 분들께 알려지면서 방문하는 분들도 많아진 곳입니다. 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은 저지곶자왈 올레 14-1 코스로 다채로운 녹색으로 가득한 산책길입니다. 찰나의 순간만을 기록하기 위해 차량으로 올라가기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그 숲길을 직접 걸어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아침과 늦은 오후의 숲의 아름다움이 다르며 그 순간이 누군가에게 평온을 주게 될 것입니다. 문도지오름의 풍경이 보여주는 놀라운 벅참을 꼭 느껴보시길 바랍니다.